5월이 끝나갈 무렵 엄태준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ITC과정에 들어갈 결심을 하게 되었다.
6월이 시작되고 선생님께서 남국에서 돌아오시자마자 미팅을 가졌고 그렇게 NAUI라는 단체의 ITC과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미 타 단체에서 다이빙을 시작한 상태였지만, NAUI라는 단체가 주는 무거운 신뢰와 엄태준 선생님의 정열적인 브리핑에 홀딱 빠져 이곳에 자리를 틀게 되었다.
ITC과정은 생각보다 타이트하고 힘들었다. 일하지 않는 시간은 거의 수업을 듣고 있었고, 과제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다 겨우 시간을 맞춰 프리젠테이션을 완성하고는 했다. 처음 선생님을 뵈었을 때 당신은 FM대로 교육하실것이며 academic freedom은 standard 이상을 가르치는 것이라 강조하시던 모습에서 이분께 배우면 떨거지 강사는 되지 않겠다.. 제대로 배우겠다 싶은 묘한 믿음이 ITC를 결심하게 만든 이유중 하나였지만..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으시고 FM을 사수하실 줄은 몰랐다...ㅎㅎ. 그렇게 이론수업과 수영장 교육 그리고 오픈워터 교육까지.. 입술에 물집이 잡혀 다 터질 정도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 꾸역꾸역 가르침을 쫓다보니 어느새 ITC 과정을 끝마치고 이렇게 후기를 쓰고있다.
사실 처음 ITC를 결심하고 시작할때만 해도 별다른 깊은 생각을 갖고있지는 않았다. 그저 막연하게 가족이나 친지 또는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바닷속을 소개하고 나누는 방법의 하나로 그들을 가르칠 강사 자격증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만이 자리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막연한 생각들이 열정적인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강사가 가져야 할 덕목을 강조하시는 모습을 배우며.. 내가 누군가에게 바다의 위험을 제거하고 그 아름다움을 즐길수있는 기술을 가르치고 바다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가? 그럴수 있는 열정이 있는가? 하는 의문으로 변하기 시작했었다. 선생님의 강의가 열정적으로 진행될수록 그 의문이 커져갔었다. 그런데 계속되는 과제를 진행하면서, 실습을 진행하며 선생님께서 주시는 충고 한마디 한마디가 더해지면서 의문이 조금씩 자신감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 오픈워터 과정에서 한시간이나 늦은 나를 기다려주신 선생님의 다정함에 한편으로는 감동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그동안의 엄한 모습이 가르치시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날 속초로 내려가면서 마음속 한구석에 있던 불안한 의문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답을 찾을 수 있었던것 같다. 선생님을 따라하면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을것이라는..
바다에서의 해양실습은 힘들었다. 특히 레스큐 시험은 육체적으로 힘들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힘든 과정을 진행하는데 차량마저고장났고 여러가지 불편함들이 따라왔지만 선생님의 따뜻함을 알게되어서 인지 너무나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비록 실습과 평가가 더해진 다이빙이었지만 즐거움과 추억을 주는 방법까지 알려주신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ITC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최고의 선생님에게 제대로 배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초보강사이다. 앞으로 배워야할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겠지만, 잘 모르겠을 때나 자신 없을 때는 선생님을 따라할 것이다. 다이빙할때, 바다에서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선생님의 열정을 따라할 것이고, 깊은 배려를 몸에 익힐 것이며, 원칙을 지키려는 강인한 신념을 되새길 것이다. 엄태준 CD님께 배울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고, 나에겐 대단한 행운이었다. 이제 나도 스스로의 가치를 지키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거울 삼아 오늘을 살아 내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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