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호주 케언즈에서 스쿠버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을 시작으로 스쿠버 세계에 문을 두들겼다. 장롱(?) 자격증을 집에 둔 채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시점에 이르렀고, 예비신부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주고자 다시 다이빙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우연치 않게 인터넷 서핑을 하다 준스다이빙을 접한 나는 예비신부에게 흥미를 붇돋아줘야 했기 때문에 (자격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픈워터 이론수업+현장실습을 함께 하게 되었다. 덕분에 NAUI와 PADI의 오픈워터 과정(이론과 현장실습)을 비교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등록하기 전에 많은 고민에 빠졌다. 오픈워터를 PADI에서 땄기 때문에 PADI가 세계 최고로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NAUI는 뭐하는 단체일까… 색안경을 끼게 되었다.
"제대로 된 단체일까? 그냥 PADI 다이빙 스쿨에 데리고 가서 자격증 따게 할걸 그랬나?"

사실은 NAUI가 더 오래되고 전통있는 단체이고, PADI를 탄생시키게 한 모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홈페이지를 한시간 동안 파헤치고 다니며 엄태준 선생님과 NAUI를 관찰(?)한 후 괜찮을 것 같아 기꺼이 등록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홈페이지 여기저기에서 묻어 나오는 선생님의 Diving 에 대한 자신감과 겸손함, 그리고 다이빙 사랑과 열정 때문에 등록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직장인으로서 이론교육과 새벽에 떠나는 현장실습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한시간 거리의 사무실에 가서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이루어지는 이론수업은 연일 피곤함의 연속이었지만, PADI와는 다른 교육 접근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diving physics와 잠수표를 이해하는 과정이 PADI에 비해 더 logical하고 reasonable했고, 훨씬 재미있었다. 엄태준 선생님의 수업은 내가 만난 교육자 중에서 가장 쉽고, 아주 이해가 잘 되도록 가르쳐주시는 굉장히 뛰어난 교수법이었다. 2년 전 배울 당시는 물리학 및 잠수표 보는 이유는 시험을 보기 위한 단순 암기였다. (당시 선생님은 심지어 시험에 나오니 그냥 외우라고도 때때로 말했다) 아마 이 때문에 2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것이 다 생소하게 느끼는게 아닐까 싶다.

 

이론실습을 무사히 마치고 선생님과 함께 경포대/속초로 현장실습을 하러 나가게 되었다. 준스다이빙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마치 대학교 동아리 MT를 온 것과 같은 느낌을 방불케 했다. 모두들 처음 만났지만 다이빙 한번을 통해 무언의 교감을 나누고 같이 파티와 수료식을 하는 즐거운 분위기.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에 놓이니 마냥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엄 선생님과의 무사 다이빙이 아니었더라면 없었을 것이다. PADI가 아닌 NAUI와 함께 하며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자격증을 위한 다이빙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픈워터 따면 다음은 어드밴스 따고 그다음 레벨 따고 보조강사 따고…등등등. 이런 자격증 획득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바다에 있는 그 시간을 즐기고 만끽하라는 motto이다.
Just enjoy!
다른 사람은 다르게 느꼈을지 몰라도 최소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아무도 나에게 바다속으로 들어가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 잠수를 하다 사고를 당할 확률이 교통사고 당할 확률보다 적다고 할지언정 아직 나에게 바다는 위험한 미지의 세계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더 바다에 들어가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더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과 함께 들어가야하지 않을까?

앞으로 신혼여행에서 무사히 스쿠버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동해 바다에 들어갈까 생각중이다. 그때도 NAUI와 함께, 그리고 엄선생님과 준스다이빙 식구들과 함께 하길 기대하고 또 기대한다.

 

그동안 이론/현장실습을 무사히 마치게 해주셔서, 그리고 마지막까지 일정 조율 잘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어드밴스 자격증 따고 더 맛있는 식사로 대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